스크린창에 햇빛이 비치고, 바람이 불고, 창문이 살랑살랑 흔들린다. 빈 집에서는 혼자 루빠로 손을 닦고 창밖에는 봄이 다가오고 있었고 모든 것이 끝났다. 복도로 둘러싸인 안뜰에 들어서면 외로움이 드러난다. 동반자도 없이 홀로 보이는 것은 피어난 장미뿐이고 들리는 것은 앵무새의 혀를 따라하는 소리뿐이다. 그리고 장미가 지고 나면 봄은 지나가고 청춘이 지나가듯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앵무새 소리만 들리고 옛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